엄마가 되다니!/난임 엄마의 고군분투기

시작일까 끝일까, 나팔관 조영술 후기 2 [서울대병원]

룽띠맘 2021. 3. 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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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호명되었고,
나도 인터넷에서 보던 좋은 케이스-
‘약이 들어가는 줄도 몰랐어요’
‘5분만에 끝났어요’

가 되길 기도했다.


분만실 같이 흔히 말하는 굴욕의자가 있는 곳을
생각했던 나는 그냥 덩그러니 놓여있는 x-ray 베드에 잠시 당황했다.

여기서 사진 찍고 옮기나?



-



간호사샘은 정말 친절하셨고
애써 침착한 나에게 인터넷 찾아보셨냐
사람마다 다르니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셨다.

물어보고 싶은게 너어무 많았는데,
생각나는건 소요시간 하나 뿐- 얼마나 걸리나요?

시술 시간은 10분 이지만
지연 촬영이 있어 15분 정도 더 걸리고
사람마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하셨다.




-



베드에 눕자 의사샘이 들어왔고, 조영술이 시작 됐다.
생각보다 매우 친절..(내가 너무 기대를 안했나)
매번 연세가 많으신 교수님들한테 진료를 보다가
나보다 젊으신 것 같은 의사샘에게
내 문제 많은 몸뚱이를 맡기자니 살짝 두렵기도 했다.



-



기구 삽입합니다.
소독할게요.
지금 조금 아플거에요
조영제 들어갑니다 아파요 등등
행위 전에 하나하나 다 알려주셨고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건 좋았는데...


-


와.... 너무 아프다...
진짜 내 예상이 맞았다. 딱 색전술 하는 느낌
색전술할 때 정말 진통같은 통증이 너어무 심해서
베드가 달달달달 떨릴정도로 고통스러웠는데
거의비슷했다..

하지만 신음이 나오고 소리가 새어 나오는 정도는
아닌, 딱 가운 자락 쥐어뜯으며 참게되는 그정도..

개인적으로,
아기 낳고 첫 젖몸살 마사지 받을 때는 진짜 짐승처럼 울부짖었는데 그정돈 아니었다..(민망)



-


그런데 좀 의아했던 건,
내가 후기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과정이 있었다.

‘살짝 찢을거라 따끔하고 좀 아플거에요’

하면서 뭔가 뾰족한걸로 찌르는 통증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찢을거에요’라는 대목이
날 더 긴장시킨 듯 하다 ㅋㅋ


-



총 세번 촬영하는 것 같았는데, 정자세에서 한 번
엉덩이를 왼쪽으로 들어서 한 번
오른쪽으로 들어서 한 번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


정자세에서 첫번째 약물을 주입하고
극강의 고통을 참고 넘겼는데 샘이 약간 고개 갸우뚱
왼쪽으로 엉덩이 들어 다시 조영제 주입하여
두번째 산 넘을랑 말랑하는데 간호사샘이랑 의사샘 둘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시술이 중지됐다.

두 분이 모니터 앞에 모여 이상하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조영제가 한쪽으로 전혀 퍼지지 않았나보다.

언뜻 ‘유착 때문에 이렇게 안들어간다고 하기엔’
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다.

하면서 살짝 액체가 밖으로 흐르는 느낌이 들었는데
조영제였나보다.

그 때부터 매우 강한 공포가 밀려옴..


‘ 아 내가 인터넷에서 본 운 없는 케이스구나’


기구를 끼고 한참( 내 기준)
기다리다 보니 반대쪽을 찍자고 했다.

한 번 해 본 고통이라 너무너무 도망치고 싶었다


-



결국 산부인과 콜을 하네 마네 하는 것 같더니,
교수님께 촬영 결과물 전달해서 확인 받고 더 찍던지
마무리하던지 한단다.

우선 기구를 빼고 지혈부터 한다는데,
룽띠 낳으며 과다출혈로 고생한 지라 너무너무 공포스러웠다. 나는 조영술 후기에서 시술할 때 피가 이렇게 난다는 걸 본 기억에 없었는데 ㅜㅠ



-


의사샘께 제가 과다출혈 이력이 있어서 그런데
지혈이 잘 안되나요? 물어보니

이 시술이 원래 출혈이 좀 있는거라고 해서
1차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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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즈 뭉텅이를 껴두고 다리를 내리고
누워서 교수님 오더를 기다렸다.

한참 기다리고 나니 이제 마무리해도 된다는 결론


나 한번 더 하라고 하면 진짜 문열고 도망칠 뻔..




-



과다출혈 이력이 있어 지혈 확인 여러분 해준다고 하시며 다시 거즈 갈아주셨고,
4시간 후 제거하고 출혈이 심해지거나 복통이 심해지면 참지말고 근처 병원이나 응급실로 가라고 하셨다.

하지만 단 한번도 그랬던 환자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

 

 



조영술 끝나고는 또 과다출혈 생기지않을까 하는
심리적 두려움 말고 신체적으로 아프거나 불편한 건 없었다.

남편과 매점에서 물을 하나 사서,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시간동안 룽띠가 너무 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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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띠야 엄마 욕심으로 하고싶은거 해봤어
이제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룽띠에게 더 사랑주는 엄마가 될게 건강한 엄마가 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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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밤 11:15분,
거즈를 저녁 7:30에 뺐고 소량의 피가 물들어 있었다.

거즈를 뺀 후 지금까지 출혈은 없고
배는 우리하게 아픈 정도.

생리 직전에 아픈 느낌 정도다.

오늘 밤 무사히 넘어가길...

-오늘 고생한 나에게, 칭찬해











 

 

+ 추가기록

조영술 받은 당일은 피가 비치지 않더니,

다음날 볼일 보는데 묻어나기 시작해서 그 다음날은 찌꺼기 같은 빨간 혈이 비침,

6일째 되는날은 거의 묻어나지 않더니 6일째 밤에 빨간 피가 다시비쳐

일주일인 오늘 아침에도 소변볼 때 함께 나옴

서울대에 전화해보니 일주일에서 이주일도 나올 수 있다고 하니 지켜볼 예정

 

양은 매우 미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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