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방에 입실하였고,
교수님을 뵈니 눈물이 멈췄다.
마음이 좀 편안해졌달까.
직접 수술베드로 엉덩이를 옮겨 누우라고 해서 옮겨 누웠다.
교수님께서는 한숨 자고 일어나면 된다고, 안심 시켜주셨고
수술 준비가 되는 동안 계속 내 옆에 서계셔 주셨다.
별 이야기를 하지도
눈을 맞추지도 않았고
물론 병원 매뉴얼이겠지만
주치의가 수술 준비 중 불안할 수 있는 환자 옆에 서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되자,
교수님께서 타임아웃을 하자고 하셨고, (수술 전 팀이 모든 행위를 멈추고 환자의 정보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나의 신상과 교수님 성함 수술명 등을 묻는 질문에 교수님께서 직접 대답하셨다.
그리고 준비된 의료진들이 모두 함께 기도를 해주셨다.
이때 눈을 감고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자고 다짐했다.
"모든 것이 나의 결정이었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며, 이왕 엎질러진 물 하늘에 맡기고 마음을 비우자"
(사실 이건 시험관 과정 내내 스스로 되뇌었던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교수님은 이제 약 들어가니 한숨 푹 자라고 하셨고,
점점 몸이 나른해짐과 동시에 졸음이 쏟아지는 느낌이 느껴졌다.
누군가 나를 불렀던가? 깨웠던가?
눈을 떴다.
아랫배가 찢어지게 아프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렸다.
갑자기 기침이 몰아치듯 나왔다.
기침을 하자 배가 난도질 당하는 것처럼 아팠다.
내가 기침을 하며 소리를 내자 간호사님들은
"마취해서 기침 나올 수 있어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라고 해주셨고
나는 그 말 덕분에 기침을 해도 내 배가 진짜로 찢어지는게 아니구나라고 안심할 수 있었다...ㅋㅋㅋ
진짜..기침 나오는 내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ㅠㅠ
내가 너무 심하게 사시나무 떨듯이 떠니
간호사님이 체온을 재셨고 35.몇 이라고 했던 것 같다.
힘에 부쳤지만 되는대로 흉곽호흡을 했다.
그리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시 의식이 생겨 문득
"왜 이렇게 아프지, 설마 복강경까지 한건가" 하는 생각에
손으로 배꼽 주위를 만져봤다.
처음에는 아무 감각이 없었는데,
두번째 만지니 배꼽 근처에 뭔가 느껴졌다.
아.....나 로봇수술까지 갔구나...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ㅋㅋ 상황 판단을 하고싶었는데
너무 춥고 아프고 죽을것 같았다.
약간의 시간이 흘렀나 (기억이 잘 안남)
생각보다 아직 많이 아픈데 ㅋㅋ 병실로 올라간다고 하셨고,
이제 남편을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수술실 문 앞에 남편이 서있었다.
오후 2시에 시작해서 원래 30분 걸린다던 수술이
장장 3시간이 걸려 5시에 병실로 올라갔다.... 남편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 수술 당일 (9월 10일)
그냥 .. 너어어어어무 아파서 아무 기억이 안남.
목각 인형처럼 누운 상태로 끙끙 앓기만 했다.
병실로 올라온 시간이 거의 5:30 이라서 2시간 후인 오후 7:30 까지는 절대 자면 안된다고 했다.
나는 후기를 읽으면서 잠 참는게 그렇게 어려운가, 난 절대 자지 말아야지 했는데
눈을 뜨고 깨어있으면 미칠것같이 아프고 잠들면 잠깐이나마 통증이 덜해서
자꾸 잠이 들었다.
남편은 옆에서 계속 나를 깨웠고,
나는 다시 잠들고 반복하다가 내가 안자려고 무한도전을 ㅋㅋ 틀어달라고 하고
다시 잠들었다 ㅋㅋㅋㅋㅋ
말이 잠든건지 진짜 징징징~~끙끙거리며 한참을 앓다가 기절하고의 연속이었던 듯..
진짜.... 첫날 저녁 진짜 너어무 아팠다...ㅠ_ㅠ
잠깐 교수님이 회진 오셨던 것 같은데, 교수님이 내 상태 보시고는
어차피 기억 잘 안나고 정신없을거라고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고 하셨다..ㅋㅋㅋㅋ(현명한 판단)
- 수술 이틀차(9월 11일)
아침에 일어나자 배 통증이 조금은 진짜 조금은 사그라들었는데
말도못하는 갈비뼈 통증이 시작됐다...진짜..
나중에 알게됐다 이것이 '가스통'이라는 것을...
첫째 낳고 나서는 돌아누울때마다 장기가 좌우로 쏠리는 느낌이었다면,
가스통은 좌우로 돌아누울 수 조차 없는 흉곽 통증 (칼로 베는듯한 날카롭게 찌르는듯한)이었다.
가스통때문에 수술한 부위는 잊혀질 정도였다.
간호사님들에게 나의 갈비뼈가 수술중 금이간 것 같다 ㅋㅋ고 검사안해봐도 되냐고 하자
한결같이 일어나서 걸으라고..^^ 하셨다 ㅋㅋ
(소변줄을 뺄때만 기다렸다, 그래야 걷기 시도라도 하지...ㅠㅠ)
진심으로 이건 누구한테 세게 맞거나 눌려서 뼈가 부러진 것 같은 통증이었다.
명치 쪽 갈비뼈는 누르면 아프기까지 했고,
시간이 갈수록 기침은 커녕 조금이라도 웃거나 울면서 호흡이 가빠지면 심장을 옥죄는 ㅠㅠ 통증 때문에
온몸이 경직되어 부들부들 떨렸다.
통증은 점점 가슴 정면에 있는 복장뼈 앞을 타고 올라오기도 했고,
왼쪽 팔이 저리면서 갈비뼈 아래 복부가 왕바늘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있었는데,
어이없게 일어서서 걸으면 가장 완화됐다..뭐지..?
정말 갈비뼈에 금이갔다면 움직일 때 아파야되는데?
여러 후기와 챗gpt와 간호사님들의 조언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1) 가스통은 로봇수술 시 주입한 가스가 횡격막쪽을 자극하여 나타나는 신경통이다.
2) 가스는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므로 서있을때는 중력의 영향으로 복강 내 공간이 좀 늘어나서인지 나아진다.
3) 앉거나 특히 180도 각도에 가깝게 누우면 누울수록 횡격막위로 자극되어 통증이 강해진다.

2일차 점심부터 미음이 나왔는데 무언가 위장에 들어가서 위가 부풀면
바로 갈비뼈를 찌르는듯한 통증부터 배를 바늘로 콕콕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다가 바로 오른쪽 어깨를 타고
통증이 위로 올라오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
그래서 먹는 양을 줄이고
먹자마자 일어서서 (자동으로 기립..) 그냥 무한 걷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노력을 가상하게 여겼는지 첫방귀 님이 오후 3시쯤 나와주셨다 ㅋㅋ

방귀 확인하고 저녁에는 죽이 나왔는데,
세상에 금식 48시간 만에 쌀과 반찬을 보니 너무너무 행복했다. 병원밥이 맛있어보일 줄이야 ㅋㅋ
짭쪼름한 메추리알과 두부조림에 쌀미음이 어찌나 자극적이던지...
그런데...죽을 반쯤 먹다보니 순식간에 갈비뼈부터 어깨가 미칠듯이 아팠다.
숟가락 내려놓고 바로 일어나서 걸었다.
신기하게 걷다보니 어깨가 조금 편해지더니 갈비뼈가 진짜 부러진것처럼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이 때가 역대급..)
수술을 안했다면 바로 드러누워야 될 컨디션이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계속 걸었다. (니가 빠지나 내 갈비뼈가 빠지나 보자)
한손으로 갈비뼈를 잡고 계속 계속 걸었다.
어차피 앉으면 더 아팠다 ㅠㅠ...
그러다보니 신기하게 어깨에서 갈비뼈로 내려간 통증이 복부 불편감으로 옮겨가더니
갈비뼈가 좀 나아지는듯했다.
인체의 신비...
그래도 여전히 등을 대고 정면으로 기댈 수 없었고,
옆으로도 180도 누울수가 없었다.
누웠다가 용수철처럼 튕겨 올라왔다.. 진짜 윽소리도 못낼 정도의 고통..
그래서 이틀차 밤에는 병원 베드를 거의 풀로 세워놓고 앉아서 잠이 들었다.
- 수술 3일차 ( 9월 12일)
앉아서 자다보니 잠을 자는건지 앉아서 버티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졸려서 잠이 오긴하는데 눕지는 못하고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돌아 누울수가 없었다.

겨우 아침 식사가 나와서 몸을 일으켰는데,
밤새 앉은 상태로 굳어있었던 몸 때문일까 오른쪽 뒷골로 뻗치는 통증이 새롭게 등장^^*
목을 돌릴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괴로웠다..하 ㅋㅋ
안그래도 무통주사 때문에 속이 메스꺼운데 목이 당기니까 진짜 토할것만 같았다.
그래서 무통주사를 꺼달라고 하고 복도를 10바퀴 넘게 걸었다.
기계처럼 걷다 토할것 같으면 잠시 문턱에 앉았다 반복하다가
어느순간 속도 좀 진정되고 통증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침대에 들어와 살짝 기대 누워봤다.
뒤로는 못누워도 왼쪽 옆쪽으로 기대니 침대가 처음으로 좀 받아줬다, 흑흑
그리고 그렇게 기절.
남편이 퇴원준비를 하러 집에 다녀오는 사이에 병실 커튼을 채 닫지도 못하고 1시간 정도 꿀잠을 잤다.
(글로 적다보니 하루사이 금방 금방 지나가면서 좋아진 것 같지만,
하루만에 어딘가에 몸을 기대고 누워도 안아파졌다는건 실로 엄청난 변화였다..)
한시간정도 자고 일어나니 몸이 한결 나아졌다.
속 안좋았던 것도 많이 좋아졌고 어지러운 증상도 거의 없길래 남편이 없는 사이에 조금씩 짐을 쌌다.
간호사님이 오셔서 약을 한다발 주셨고,
아직도 몽롱한 상태라 먹는걸 기억못할 것 같아서 설명해주신걸 동영상을 담아왔다.
카톡으로 병원에서 퇴원 수속 안내 메세지가 왔고,
짐을 모두 챙겨 내려가면서 퇴원 수속을 받았다.
로봇수술이라 돈이 어마무시하게 나올거라고 예상했기에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진짜..ㅋㅋㅋㅋㅋㅋ
한자리수가 오타로 잘못 찍힌줄 알 것 같은 금액이 나왔다.
로봇 수술 너 상당히 무서운애였구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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