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고기는 대부분 집에서만 먹다가 오랜만에 식당으로 구워먹으러 나갔다.
아들을 가지면 고기가 땡긴다는 어른들의 말씀과는 다르게 별 다른 욕구를 느끼지 못해서 신기했는데,
요즘들어 조금씩 돼지고기가 먹고싶어졌다 :)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바로 검색 돌입 ㅎㅎ
연애시절 자주갔던 고반식당 외에 육전식당, 육덕식당, 꿉당, 돼지상회 등등 여러 곳을 검색하다보니
다 비슷비슷해보여서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 삼겹살 목살이 주력 메뉴 !
그러다 신사동 특수부위 맛집 '신사 모소리'를 발견했다.
사실 남편과 나는 결혼 전 용산에 거주하면서 삼각지에 있는 삼각정에서 자주 데이트를 했다.
참고로 삼각정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존맛 맛집이다.
모소리살, 가오리살 등의 부속고기를 파는 곳인데, 한번 맛 본 사람은 잊기 힘들정도로 맛있다.
+연탄불에 올려 먹는 모소리살은 금방 솔드아웃되고, 내장탕은 필수로 먹고와야함 !
강남으로 이사온 후로 은근 귀찮아서 한번도 못갔었는데,
가까운 신사에도 전문적으로 특수부위를 파는 곳이 있다니 ! 잘됐다 싶어 바로 신사 모소리로 확정 :)
얼리버드 1+1 이벤트로 만원에 구입한 영화티켓으로,
신사 롯데시네마에서 [광대들]을 보고 길 바로 건너에 있는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신사역 8번출구에서 나와 뒤로 돈 다음 보이는 첫번째 곡목으로 우회전 해서 쭉 내려가면
몇블럭 지나지 않아 오른쪽에 신사모소리 간판이 보인다.
생긴지 얼마 안된건가?
깔끔한 외관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첫번째 사진에도 보이지만 발레서비스를 해준다. 이 가게만 사용하는 건물 뒤 주차장이 있다고 한다.
주차장이 만차일경우 발레서비스 아저씨가 다른 곳에 주차를 해준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듯 :)
오랜만에 특수부위를 먹을 생각에 남편과 나 둘다 들떠서 신나게 들어가는 중
블로그 후기들에는 웨이팅이 꽤 있다던데 일요이 5시 조금 넘은 시간 가서인지 한 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이후 6시가 넘어가자 모든 테이블이 꽉 찰 정도로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
일찍오길 잘했어 >_<
가게 분위기가 매우 깔끔하고 세련됐다.
남편이랑 특수부위 먹으러 자주가던 삼각지 삼각정은 진짜 오래된 고깃집 느낌인데
이 곳은 깨끗하고 밝은 느낌 :)
구워먹는 고기파는 집 분위기가 거기서 거기지만,
임신하고 가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사람 없을때 빨리 찍어보는 메뉴판-
모소리살 가오리살 가로막살 구멍살 삼각살 모두 120g 기준 13,000원이다.
환풍기에 가려졌지만 점심에는 쌈밥도 판매한다고 하니 오늘 먹어보고 맛있으면 와야지 !
별건 아니지만 기름진 고기 먹다보면 휴지 쓸일이 많은데, 테이블마다 손 닿는 곳에 휴지가 달려있어서 넘 편했다.
이 곳은 환하게 보여서 좋았던 주방:)
생각보다 젊은 직원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서비스가 굉장히 좋은 편이다.
테이블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고기굽기를 버벅거린다거나 불판이 과하게 탄다거나하면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닦아주고 도와준다.
이런 서비스 더더 유명해져도 계속해주시길 -
물과 기본 찬이 나왔다. 양배추 피클과 청양고추가 송송 들어가있는 맬젓 (사랑입니다)
그리고 생와사비! 굵은 소금이 나온다.
나는 맬젓을 정말정말 좋아해서 제주 근고기집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이 곳에서 만나다니 너무너무 행복했다. 맬젓 있으면 고기가 쭉쭉 들어가는 듯 !
양배추 피클도 새콤달콤 맛있었다.
블로그 후기를 보니 이것 저것 섞어 3인분을 먹더라도 한꺼번에 시키지말고 따로 주문하는걸 더 추천한다는 글을 봤기에
먼저 2인분만 주문했다.
우리가 주문한 가오리살과 모소리살!
가오리살이 모소리살에 비해 지방질이 적어 먼저 구워먹으라고 추천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겠지만 모소리살은 항정살이다.
물론 항정살은 몸쪽에서 나오고 모소리살은 머리쪽? 에서 나오는 고기라는 차이가 있다는데
그냥 비슷한 부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소고기도 그렇듯 지방질이 많은 부위가 더 맛있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ㅎㅎ
윗 사진에서 고기 옆으로 보이는 건 양배추 겉절이? 양배추 샐러드인데,
살짝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하다.
하나만 먹었을때 진짜 맛있다! 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신기하게 고기랑 함께 먹으면 한대접은 뚝딱이다.
마치 동대문 닭한마리에 들어가는 밍숭한 김치같은 존재~ㅋㅋ
기본으로 나오는 양배추 겉절이는 날달걀이 올려져 있다.
나는 임신 중이라 날달걀은 안먹고 있어서 섞기 전에 따로 덜어먹을 볼을 하나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달걀 없는걸로 하나 더 가져다 주셨다.
이런 친절 마음에 들어~~~ :)
남길 것 같았으면 그냥 나눠먹겠다고 했을텐데,
야채 좋아하는 나와 남편- 하나씩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두 대접 싹 비우고 나왔다 ㅎㅎ
후- 또 봐도 먹고싶은 비주얼,
제일 먼저 가오리살을 불판에 올렸다.
맬젓에 기포가 올라오면 고기를 올리라는 팁을 주심 :)
딱 봐도 고기가 신선하고 쫄깃할 것 같은 느낌!
한번 끓은 맬젓은 옆으로 치우고, 본격적으로 고기를 구워봅니다 ㅎㅎ
소금에도 찍어먹고, 맬젓에 푹 찍어먹고, 양배추 겉절이에 비벼먹고,
특히 기름진 모소리살(항정살)은 와사비올려 양배추 피클이랑 함께 먹으면 꿀맛이다.
가오리살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라면
모소리살은 육즙이 팡 터지면서 기름기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참치로 치면 대뱃살 같은 느낌이다.
배고플때 한입 먹으면 소름 돋게 행복하지만 많이는 못먹는 그런 맛 ㅋㅋ
어찌됐던 고기가 너무 맛있다.
평소 많이 먹는 삼겹살 목살과는 비교가 안되는 식감이다.
"여보 어떤부위가 더 맛있어?" 하고 물어보자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을때도 비계를 떼고 먹는 우리 남편은 모소리살이 조금 느끼하단다.
가오리살이 더 잘 맞는다며-
고기라면 다 좋아하는 나는 .. 둘다 존맛탱임 ㅋㅋ
진짜 소주를 마시지 않을수가 없는 맛이었다 ㅠㅠ 출산하고 꼭 한번 와야지...
가격표를 보고 저렴하다 싶었는데 한판에 120g이 나온다.
남편과 나에게는 가오리 모소리 두판이 너무 적어 추가로 주문한 가로막살
가로막이라...우리 몸에도 가로막이 있다.
바로 횡격막 ㅎㅎ
돼지의 간과 횡격막 사이에 있는 특수부위라고 한다.
갈매기살이라고 많이 알려져있다는데, 이 집은 이 부위 또한 얇게 저며서 팔아서 새롭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호흡하면서 횡격막을 계속 사용하듯,
돼지도 그렇겠지! 그래서인지 굉장히 쫄깃할 것 같은 예상이 들었다.
가로막살은 80%정도 익었을때 먹어야 맛있다고 설명해줬다.
나는 임신중이라 바싹 익혀먹기로 :) 그래도 쫄깃 쫄깃하니 맛나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에게는 이 또한 좀 질기단다 '-'
맛있는 음식 귀신같이 골라먹는 우리 남편 후기는 믿을만 하다 ㅎㅎ
물론 다 맛있지만 가오리살이 제일 맛있다는 평가!
가로막살을 구울때쯤 제주된장찌개와 밥 두공기를 시켰다.
짜글이밥도 많이 먹는다던데 매우 짭조롬하다는 후기를 보고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근데 진짜 훌륭한 선택이었다.
남편 말로는 이 찌개하나로도 한끼 뚝딱일 것 같다고 한다.
고기가 들어간 된장찌개인데 된장 맛이 깊고 고기의 육즙이 녹아들어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ㅠㅠ
레시피 배워가서 집에서 만들어먹고 싶을 정도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가있고, 두부 버섯도 꽤나 많다.
국물은 대존맛이고 적당히 짭조롬해서 밥도둑이 따로없다.
고기를 다 먹어가니 따뜻하게 드시라며 된장찌개를 불판위에 알아서 올려주셨는데,
다음주에 있을 임당검사는 완전히 잊고 밥 한공기 깰끔하게 비워버렸다 ㅠㅠ
우린 술을 시키지 않아서
비슷한 시기에 들어간 손님들 중에서 제일 먼저 흡입하고 나온 것 같다 ㅋㅋ
술 한잔이 간절한 맛이어서 너무 아쉬웠다 ㅠㅠ
식당에 들어가 앉자마자, 남편에게 여긴 소주 중에서도 파란색 두꺼비 마셔야되는 분위기라고 했는데 ㅋㅋ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마주친 그 아이..
두껍아, 내년에 만나 우리....훌쩍
평소에는 대기가 꽤나 있다는데 가게 앞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곳을 마련해놨다.
깜찍한 돼지 인형도 귀여움 :)ㅎㅎ
배고픈 상태에서 술 없이 먹다보니,
게 눈 감추듯이 고기 3인분에 된장찌개와 밥 두공기를 비우고 나왔지만,
그만큼 다른생각할 여지 없이 맛있었다.
이 집의 매력은 일반적으로 많이 접하는 삼겹살이나 목살의 식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니크한 특수부위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재방문 의사가 충분히 있는 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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