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에 혈액검사와 유방검사를 하고, 일주일만인 오늘
3시 5분 예약이었고 시간 맞춰 갔건만- 진료시간 40분 지연이라는 문구가 뙇
이후 지연 시간은 점차 늘어나 결국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다.
뭐, 임신했을 때 전종관 교수님 진료 기다리며 내공이 쌓여서인지 이쯤은 나쁘지 않았다.
대기하는 곳이 너무 추웠던 것 빼고는...
-
공부할 책도 가져가고,
룽띠 다음번에 어떤 이유식 해줄까 메뉴북도 가져가고 이것 저것 하며 알뜰하게 보냈다.
새롭게 단장한 산부인과 로비에는 작은 도서관처럼 읽을 책들도 넉넉해서 좋았다.
다음에는 육아 관련 서적을 좀 읽으면서 기다려야겠다.
-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시점에도 서울대학교 산부인과에는 환자로 넘쳐났다.
-
나의 당일번호가 전광판에 뜨자 심장이 요동쳤다.
또 가슴에 물혹이 생겼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혈액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어떻게 하지?
호르몬 검사에서 문제가 너무 많으면 어쩌지? 등등..
요즘 가슴이 시리고 아린 듯 아팠던 것도 수상했고, 아기 낳고 혈소판 수치가 치솟았던 것과 염증 수치도 걱정됐다.
-
일주일만에 뵌 교수님, 어찌보면 이제 내 마지막 희망이어서인지 반갑기까지 했다.
-
다행히 유방촬영 결과 깨끗- 그리고 혈액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은 없다고 했다.
휴 정말 다행이다.
다만 우려했던대로, amh 수치가 많이 낮았다.
0.66
빨간색으로 적혀있었다.
-
그런데 신기한 건, 룽띠 임신 직전이 0.8
한 달전 차병원에서의 수치가 0.34 였는데, 개미 눈꼽만큼 올랐다?
뭐 폐경으로 가는 수치 중의 변동이니 큰 차이는 없겠으나, 그나마 위안이됐다.
이건 뭐 궁금하다고 공복 혈당 재듯이 집에서 검사해볼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
나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난소기능저하 - 조기폐경으로 가고있음
2. 자궁 내막 얇음 , 매애애우 얇음
3. 자궁강내 유착이 심할 것으로 추정함
한 마디로 뭐하나 맘에드는게 없는 최악의 상황;;
그럼에도 둘째가 갖고 싶냐고 하셨다.
내가 외동으로 자라 둘째를 낳고 싶다고 했다.
-
시험관을 시도해도 임신이 될 확률은 80%정도며,
거기다 나의 경우 위의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시험관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셨다,
네..저도 안다구욧 ㅠㅠ
-
남편과 상의하고 최대한 빨리 오라고 하셨다.
-
내가 70-80%는 시도하는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아기 갖는데 준해 다음 절차를 밟으시겠다고 하셨다.
다음에 넘어야할 산은 -자궁경-이다.
-
수술 상담실에 가서 자궁경 예약을 잡고, 간단한 시술 설명을 들었다.
입원해서 1박으로 진행한다는 점,
전 날 질정을 넣으면 많이 아플 수 있단다.
무섭다.
입원해서 자기 전에 질정을 넣는게 꼭 유도분만하러 왔던 날을 떠올리게 해서 더더 무섭다.
-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시험관을 하게 될까?
-
이게 룽띠에게 못할 짓 하는 건 아닐까?
룽띠는 원하지도 않는 동생을 만들어주겠다고 부모의 욕심으로 시술을 받고,
컨디션이 안좋을때마다 룽띠에게 덜 웃어주고 덜 놀아주게 된다면 그게 과연 누굴 위한걸까
-
그럼에도 인생을 길게 볼 때,
룽띠는 나처럼 외롭게 크게하고 싶지 않다.
-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밤이다..
머리가 아프다.
'엄마가 되다니! > 난임 엄마의 고군분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대병원에서 강남차로 오기까지 (0) | 2021.07.01 |
---|---|
시작일까 끝일까, 나팔관 조영술 후기 2 [서울대병원] (0) | 2021.03.29 |
결국 미루던 나팔관 조영술! [서울대병원 후기 1] (0) | 2021.03.29 |
첫 번째 검사와 하루의 기록 (0) | 2020.08.11 |
첫 번째_내 자궁은 안녕한걸까? (0) | 2020.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