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뭘해왔는지 기억도 잘 안날지경
그때 그때 기록을 해둬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이전 포스팅이 2024년 3차이식 종결을 끝으로 멈춰있었다는 걸 발견하고,
1년간 내가 뭘했는지 정부 24에 들어가 확인해봤다.
- 2024년 2월 3차 이식 후 실패
- 2024년 7월 3차 채취
- 2024년 8월 4차 채취
- 2024년 10월 4차 이식 후 실패
- (현재) 2025년 3월 5차 채취
도무지 찾아봐도 시험관 차수를 어떤 기준으로 세는지 헷갈리지만,
결과적으로는 채취 5회차 이식 4회차 총 9회차 지원금을 사용했다.
6-7회차 지원금을 소진하기까지, 강남차에서 뼈를 묻으리라 생각했었다.
난 계속 한 교수님과 진행했기에 정말이지 믿고 따랐다.
무엇보다 내 상태가 무척 심각하기에 실패로 종결하더라도 교수님을 탓하기 보다는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다녔다.
첫 진료를 본 2022년
담당 교수님은 진료를 강남차에서 시작하신지 얼마되지 않으신 분이라
대기도 길지 않았고 정말 따뜻하셨다.
어쩌면 이렇게 긴 싸움이 될거라 직감했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시는 담당 교수님을 선택해야된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르지
담당 교수님은, 늘 따뜻했고 다정하셨고
내 만신창이인 자궁을 약 6회 가량의 유착박리술을 통해 특별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없이
안전하게 조금씩 복구해주셨다.
내가 과다출혈 이력이 있기에,
이점을 항상 신경써주셨다.
그래서 처음 교수님과의 수술일 베드에 누울때 떨렸던 마음은 점차 진정이 됐고
마지막 자궁경때는 거의 내 방 들어가듯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누웠고 두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전원을 고민하게 된건 약 7차 중반쯤이었나 싶다.
교수님이 너무나 너어어어무나 핫해지시고 원로 교수님들이 퇴임하시고
유명교수님이 개원으로 나가시면서,
우리 교수님이 점점 메이저급 교수가 되었다.
예약을 하고가도 초음파 기본 1시간 이상, 교수님 대기 2시간 이상 걸리면서
내 일과 도저히 병행할수가 없는 상태가 됐고,
계속 대리진료를 보는 것도 지쳤다.
더불어 환자가 많아지다보니,
교수님이 어떤날은 다른 사람의 자궁 초음파 사진을 보시고
"내막 상태 너무 좋은데?라며..."
나는 내막이 늘 5mm-6mm 사이로 트리플라인이 보이지 않았고,
초음파 교수님들이 항상 "자궁 수술한적 있어요?" 라고 물을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서
늘 불안했는데,
내가 봐도 트리플 라인이 선명하게 보이는 환자 초음파를 보시면서 내 자궁이랑 헷갈리시다니ㅠ_ㅠ
물론 바쁘셔서 그런거고 흔한일이겠지만
순간적으로 너무너무 속상하고 모종의 배신감마저 들었다 ㅋㅋ(내가 얼마나 오래된 교수님 환자인데)
그때부터 조금씩 강남차에서 정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번 이식이 끝나면 아예 시험관을 중단해야하나 손바꿈을 같은 병원내에서 해야하나
전원을 해야하나 고민했고 그 시간이 꽤나 길었다.
그러다 문득, 주변에 45살에 조기폐경을 맞은 지인을 만나게 되었고,
나도 곧 조기폐경을 향해 달려가는 극난저라는 사실이 왈칵 와닿았다.
그래 몇년 후면 내가 다시 시도하고 싶어도
내 난소가 일을 하지 않겠구나..
또 다른 지인이 1년 반 전쯤 베오미 구화선 원장님에게 진료를 보고
시험관 1차만에 임신을 하여 출산을 했는데,
그 지인이 본인 담당의가 아닌 송인옥 교수님을 추천해줬다.
밖에서 상담하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구체적이고 정성껏 상담해주시는 것 같고,
환자 케이스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으니
한번 상담만이라도 받아보는게 어떻냐고
나는 과다출혈 이력이 있고
서울대에서 죽다살아난 경험이 있기때문에,
작은 병원은 약간 불신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냥 상담만 받아봐?"
"한 교수님한테 너무 오래했잖아"
"조언듣고 가망 없다고 하면 그만두지뭐"
라는 생각으로 첫 진료를 봤다.
송인옥 교수님은 첫 진료때부터 내가 차트를 꼼꼼하게 살펴봐주시는 느낌이었고,
나에게 정확히 두개의 문제점이 있다고 정리해주시면서
다정하고도 이성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나도 내 자궁과 난소에 대해서는 거의 반 전문가가 되었다 싶을정도로 공부를 했는데,
내가 느끼고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히 말씀해주신 것 같다.
다만 '그닥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교수님께서는
정말 운이 좋고 기적적으로 안좋은 상황에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의사가 이건 아마 안될거야라는 말로 환자의 노력마저 꺾어찾아올뻔했던 기적과 운까지 져버리게 하는건 옳지 못하다.하지만 그렇다고, 또 무조건 희망적으로만 이야기해줄 수 없기에 항상 어렵다
고 하셨고, 이것또한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 였다.
모든건 결국 임신의 주체인 내가 결정하는것.
그리고 오늘 채취까지 갑자기 생긴 부정출혈과 난저임에도 빠글빠글 자라버린 난포
그럼에도 변화가 없이 얇아 이게 생리 준비인지 배란인지 알 수 없는 내막까지
모든게 타이밍이 좋지 않아, 그 주기를 그렇게 넘기게 됐고
또 내가 도저히 교수님 진료시간을 맞출수가 없어 또 몇주 넘기게 됐고,
2-3번의 생리 사이클을 돌아 다시 진료를 보러 갔다

교수님께서는 생리 3일차부터 과배란을 시작해주셨고,
이번에는 한번도 사용해본적 없는 고날에프를 300씩 맞기 시작했다.
고날에프를 맞다가 4일차가 되는날 부터 가니레버를 함께 맞기 시작했고,
생리 시작 13일차가 되는 날 채취일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초음파를 보던날 교수님께서 과배란 주사를 사용하면 내막이 자라줘야하는데
거의 변화가 없다며,
자궁경으로 내막 상태를 보기는 해야할텐데,
아무래도 과다출혈 이력이있고 이미 유착박리를 여러번 한 상태이니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오는게 어떻냐고 권유하셨다.
듣자마자 대학병원에 갈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귀차니즘이 몰려왔지만,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이상,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의뢰서를 받고,
협력병원인 강남 세브란스에 예약을 걸었다. 2달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ㅠ_ㅠ
우선은 진료 예약은 해놨으니 이번 채취 결과를 보고 계속 이어나갈지 생각해봐야겠다.
채취 일인 오늘 아침,
전원한 병원에서의 첫 채취라 은근히 긴장이 됐다.
수술실은 어떨까, 의료진들은 안전할까?
정말 그냥 교수님만 믿고 온거니까 교수님이 잘 해주시겠지.
회복실 베드에서 20분 가량 대기하다가 수술실로 걸어서 들어갔고,
마취과 교수님이 약을 투여하는데 팔이 너무너무 아프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들었다.
눈을 떴고
정말 슬프게도,
오늘 난자는 1개가 채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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