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9일 오전에 예정돼있던 1차 피검-
아무리 조정을해도 시간을 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이왕 안된거 하루 늦춰야 하나 고민이 됐다.
이미 27일부터 질정과 주사는 중단한 상태라 더 늦어지면 안될것 같아
하루 전날인 28일 카톡으로 문의했다.
안된다고 할줄알았는데 냉큼 달려가 피검을 했고,
그날따라 차병원이랑 정을 떼려고 한건지 곳곳에 앉아 주사약을 챙기고,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여성분들이
나같아서 너무 안쓰럽고 또 그래서 곧이라도 눈물이 나올것처럼 우울했다.
참 오래도 다녔다 이 병원
그리고 다음날 날아온 카톡,
그리고 문자로도 또보냄..^^
하나만 보내...뭘 두번이나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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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틀간 정 . 말 . 많이 고민했다.
시험관을 계속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둘째를 가지려고 하는가.
내가 정말 원하는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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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나는 둘째가 여전히 갖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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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병원에서 여러가지 일로 회의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걸 듣고
지인분께서 베오미 송 교수님을 추천해줬었는데,
찾아보니 베오미는 내 직장과 강남차의 딱 중간에 있어 위치도 정말 가까웠고,
교수님이 직접 초음파를 봐주실 수있는 장점도 있었다.
항상 대학병원에 가면 교수님이 직접 초음파를 봐주시지 않으니 살짝 찝찝한 부분도 있었기에(문제는 아니겠지만)
암튼 병원의 규모가 작은것만 빼면 꽤 나쁘지 않은 마지막 변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남들은 작은 병원 다니다 임신 안돼서 메이저로 옮기는데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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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만 받자는 심정으로 찾아간 베오미!
9:40 예약이었는데 예진이 길 것 같아서 8:40분에 도착했고,
문진표 작성하고 예진 꼼꼼히 하다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예진을 하는데 지나온 스토리가 너무 길어서 예진 선생님께서 열심히 받아적어주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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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만난 송 교수님.
사진에서는 온화해보이기만 했는데 실물은 훨씬 더 카리스마 있으시고 멋져보였다.
내가 앉자마자 교수님께서는
"두 가지 문제가 있네요" 로 운을 띄우셨고
정확히 내 문제는 그 두가지였다.
내막유착과 난소기능저하
사실 난임의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여러가지 가지가지 하는 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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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따뜻하셨지만 날카롭고 이성적이셨다.
그래서 더 좋았다.
후기를 보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는 후기가 많아서 너무 이모같은 느낌일까 우려했는데(?)
나의 문제를 정확히 짚고 이해할 수 있는 워딩으로 이성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난임은 결국 당사자의 몫이다.
난임은 말그대로 임신이 어려운 사람이고, 어려운 원인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안된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포기할것인가
된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갈것인가는 결국 아무도 나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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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 해라 마라 정해주실 거라는 기대를 애초에 하지 않아서인지
마음이 평온해졌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안될것 같으니까 포기해라" 라는 말이 듣고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나좀 말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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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 중 가장 와닿았던 건,
의사가 너무 단호하게 말해 그 사람이 애초에 포기해버린다면 그 사람의 운좋게 임신이 될 확률까지도 앗아가버릴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희망적으로 말한다면 헛된 기대만을 할 수 있기에 어렵다.
는 부분이었다.
정말 정답이다. 나도 처음 룽띠를 갖기 전 난임병원에 갔을 때,
난소나이는 40대 중후반이었고 자임은 불가할거라고 하셨었다.
그런데 보란듯이 그 달에 자임으로 생기지 않았는가!
만약 넌 반드시 안될거야라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면 임신할 생각 조차 못했을거고
우리 룽띠는 이 세상에 없었겠지 혹은 더 늦게 만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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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교수님께서는 내가 그래도 해보겠다면 어떤 플랜으로 도와줄지 이야기해주셨다.
1. 최대한 난자를 열심히 모아본다 (목표 3개)
2. 자궁경으로 자궁 상태가 어떤지 확인한다.
3. 이식가능하도록 호르몬 치료를 해본다.
뭐 방법을 어딜가나 똑같다.
정말 그것의 문제다
내가 이 과정을 또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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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결정을 확실히 내리지는 않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생리시작일을 계산하고 있는거보면 아주 끝낼건 아니지 싶다.
송교수님을 믿고 마지막 모험을 해볼지,
다시 이희준 교수님께 가볼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임을 시도해보며 룽띠에게 온전히 집중할지
며칠안에 결정을 내려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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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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