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 한 달간 임신때문에 정말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물론 1월/ 2월 동안 임신 시도를 설렁 설렁 하기는 했지만, 나름 배란테스트기로 배란일을 파악하며 숙제를 했고
피임을 하지 않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게 약간 충격이었나보다
물론 혹자는 자연스럽게 임신 될 확률이 한 주기에 30%, 또는 10% 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한 방에 임신이 되는 내 친구들도 넘나 많았던 것,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하던 중
내 생리 주기가 너무 짧아졌다는 걸 알게됐다.
거의 24일 주기로 돌아가는 싸이클, 그래서 어떤 달엔 생리를 두 번 하기도 했다.
나름 산부인과적 지식(?)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다고 자부했는데,
생리 기간이 짧아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관심이 없었던 거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생리 주기가 25일 이하로 짧아지만 '빈발 월경'이라고 볼 수 있으며
'난소기능저하'가 의심된다고 했다,
쿠쿵..
이때부터 극도로 불안하기 시작
맘카페에서 폭풍 검색을 하며 나와 유사한 케이스를 찾아봤는데
그동안 자주 보던 단어인 '난저'가 바로 난소기능저하였다
혈액 검사로 난저 수치 / 또는 난소나이 를 알 수 있다는 글을 보고 바로 병원을 예약했다 [참 실천력 하나는 갑 오브 갑 ㅋㅋ]
웹상에서 여러 고수님들의 조언을 얻은 결과, 마리아 병원과 차병원이 난임으로 유명하다는 걸 알게됐고
집에서 가까운 강남 차로 예약을 마쳤다.
*강남 차병원은 의뢰서나 진단서 없이도 예약 가능하다.
-
2019년 3월 7일 목요일
강남 차 첫 방문, 진료를 보고 싶었던 의사쌤 반은 예약이 꽉차 있어서
상담 간호사님이 추천해준 장은미 교수님으로 진료를 받았다.
일단 난소기능검사를 하려면 생리 2-3일차에 방문해야한다.
난 다행히 3일차였고, 그 시기가 아니면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ㅠㅠ 생리 중 초음파를 받는게 처음이었다.
너무 긴장돼고 걱정돼서 단톡방에 친구들에게 혹시 경험해본 사람있냐고..ㅋㅋ
아무도 없다고 했다.
옷 갈아입는 곳에 안내해주시는 분께 말씀드렸더니 속옷은 초음파실 들어가서 벗으라고 한다.
다행히 차병원 초음파 선생님들은 너무 차분하시고 친절하셔서 잘 안내해주셨고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다..ㅋㅋㅋ
이후 찾아간 진료실에서 교수님은 일반적으로 난소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초음파로도 분별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나는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고-
자궁, 난소 모두 건강해보이는 상태라고 했다. 여기서 1차 안심
더불어 배란 후 생리까지의 길이가 짧아질 경우가 더 걱정할 만한 것이라고 하면서,
난포기(생리가 끝나고 배란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기간)가 짧아지는 것은 비교적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여기서 2차 안심
그래도 혈액검사는 해보자고 제안하셨고 채혈실에 들렀다 집에 왔다
이 날 진료 금액이 9만원 +22만원인가(다음날 진료비 합산) 암튼 무쟈게 나온걸로 기억한다
-
2019년 3월 13일 수요일
지난 진료날 초음파가 괜찮아 보인다는 말 때문이었을까?
별 걱정 없이 병원에 도착했다.
빨리 결과가 나와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뿐~
배란일 보기위한 초음파를 먼저 하는데 한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대기실에서 치마로 갈아입고 앉아있는데 초음파 실 한 곳에서 쿠궁 쿠궁 아기의 심장뛰는 소리가 들리는데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넘나 경이로운 것..
초음파를 마치고 교수님 방에 들어가서 앉기도 전에 교수님 표정을 살폈다.
"음- 피검사 그 외 검사 내용들 다 특별히 문제 없고 정상이신데요"
"난소기능검사가 이상하리만큼 안좋게 나왔어요."
......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
우려했던 문제가 실제로 일어나버렸다..
내 난소기능수치는 0.89 보통 내 나이때는 2-3점대가 정상이라고 하는데
나는 0점대였다.
아무말도 잇지 못하고 '아...' '아...' 라고만 중얼거리며 앉아있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난소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 초음파상에서는 잘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극심한 다이어트나, 스트레스 혹은 흡연을 했냐고 물었다.
흡연이랑 다이어트야 안했지만 스트레스는 내가 받았던건지 아닌지 알수가 없었다.
결혼 준비, 신혼집 준비, 그 외 학교 문제로 힘들긴 했지만
남들이 다 받는 정도의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은 앞으로 3개월간 자임(자연임신)을 시도해보고,
안되면 바로 시험관을 진행하는게 좋다고 했다.
인공도 아니고 시험관이라니..
더불어 "만약 급격하게 떨어지는 중이라면 앞으로 가임기가 1년이될지 2년이될지 몰라요"
"무엇보다 가정을 꾸리는게 우선이니까 일단 시험관으로 안전하게 아이 한명을 만드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우리나라 난임계 최고라고 하는 병원 의사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더 무슨 할말이 있겠나 싶었다.
그냥 너무나 절망적이고 원망할 대상이 없는 것 자체가 원망스러울 뿐..
어쨌든 선생님은 배란일을 주셨고 배란일과 그 다음날 숙제를 하라고 했다.
2주 뒤, 임테기를 해보고 임신이면 그 1주일 후에 초음파하러 오고 실패일 경우 생리시작 9일 후 초음파를 하러 오라고 했다.
설명을 어떻게 들었는지 얼굴이 벌개져서 나왔고
집에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펑펑 울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임신이 나랑은 상관없는 일, 하면 좋고 안해도 그만인 일이었는데
이렇게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이야
당장 자임 시도 없이 시험관을 해야하나
집에 도착하자마자 병원, 교수진을 알아봤고 남편을 어떻게 설득해야할 지 막막했다.
-
멍-하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남편은 나를 꼭 안아주었다.
괜찮다고 걱정하지말고 신경쓰지말라고
원하면 바로 시험관해도 되지만 본인 생각에는 의사가 시키는대로 3개월 정도 더 자임시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그래도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이번달 3월에 받은 배란일에 자임시도해보고 생리터지면 바로 시험관 하자고 해야지
그렇게 새로운 병원, 새로운 교수님을 찾아 예약을 마쳤다.
워낙 기술이 좋다는 후기들을 보니 벌써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
잘 될거야, 잘 될거야,
'엄마가 되다니! > 룽띠 임신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신 잘 되게 하는 방법? [나만의 비법] (0) | 2019.04.02 |
---|---|
배란 11일째부터 배란 15일째 임테기 진하기/ 착상 증상 (0) | 2019.04.01 |
배란 10일째 _ 임신 증상 [임테기 진하기] (0) | 2019.03.27 |
배란 9일째 임테기 _ 착상 증상 [아기야 정말 온거니?] (13) | 2019.03.26 |
똑똑한 엄마되기 [배란 수정 착상 및 착상혈 파헤치기] (0) | 2019.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