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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다니!/룽띠 임신 일기

배란 9일째 임테기 _ 착상 증상 [아기야 정말 온거니?]



지난번 글에서 작성한 듯이 나는 극심한 '난저' 임준맘이다.

'난저'는 '난소기능저하'를 의미한다.

수치 0.89로 34살인 내 난소 나이는 40대 중반을 넘어섰다고 했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고민스러운 시간이 흘렀다.


난저 진단받은 사실을 알린 사람은 총 네명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임테기 두줄을 보고나서도 이 네명에게 가장 먼저 알렸다..ㅋㅋ

내가 평생 잘 해야하는 사람인가보다


엄마, 남편, 친구, 사촌동생


이렇게 넷이었다.

내 어떤 허물도 슬픔도 진심으로 함께 나눠줄 것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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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차에서 울며 뛰쳐나온게 13일, 

의사샘이 알려준 배란일은 16일,


선생님은 16, 17일 숙제를 권했다.


내가 진료받으면서 111로 할까요 222로 할까요 물었더니 그게뭐냐고 했다.


요즘 동네 산부인과 의사들도 대부분 안다던데

거긴 난임 전문 병원이라 그런가? 샘이 그런 미신을 아예 안믿으시는건가?

아무튼 모른다고 해서 내가 친절히 설명했다.


111은 배란일 전후 3일 연달아 2, 2, 2는 배란일 끼고 이틀 전과 이틀후 숙제하는거라고



맘카페에 보면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111가 더 잘되는지 222가 더 잘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매일 하면 정자 수는 줄지만 질이 좋아진다고도 하고 소수정예느낌ㅋㅋ

이틀에 한번 하면 정자양이 많아지지만 질은 못미친다고 하고

또 어떤사람은 이틀에 한번 해야 정자질이 좋아진다고하고


머리가 아프다 ㅠㅠ



남편과 상의한 끝에 지난 달에 배란 당일날인가 전날에 못하고 넘어간게 아쉬웠으니

이번에는 그냥 달리자 쭉 달리자 쭉쭉 ㅋㅋ


그래서 14일부터 18일까지 그냥 달렸다 냅다



어떤 날은 새벽에 하고 그날 밤에도 숙제하고 그래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거른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남편도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되면 마음 비우자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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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뜰 살뜰 사랑을 하고,

술도 땡길땐 마시고 커피도 마셨다.


지난 달 좋아하는 맥주도 완전히 끊고 커피도 정말 허벅지 찔러가면서 참았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받는 느낌이었고

생리가 터지자 억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더 많이 마셔 몸이 상하는 것 같았다



조금씩 정말 마시고 싶을때 조금씩 마셨다.




더불어 마음을 진짜 비우려고 노력했다.


난저 판정 받고 엄마는 매일 아침마다 전화를 하셔서 말씀하셨다.

"엄마는 널 결혼하고 5년만에 낳았어, 엄마는 난소하나가 없었는데도 널 가졌어, 그땐 시험관도 흔하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엄만 희망을 놓지 않았어

무슨 소리야 난 임신할 수 있어, 아기 낳을 수 있어 늘 그렇게 생각했어 슬퍼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 아기를 봐도 샘나거나 질투하지 않았어. 편안한 마음이 제일 중요하단다. 안좋은 생각도 하지말고 기대도하지말고 그냥 너가 하는 일에 집중하렴"


도움이 많이됐다.

남편도 많이 다독여줬고, 무엇보다 이제 확실히 내 상태를 알았으니 좋은 병원에가서 시술을 받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맘카페에 보면 나보다 더 낮은 수치로 임신 성공한 분들이 꽤 많았다


그게 내 마음을 많이 다독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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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지난달처럼 숙제 후 하루하루 수선을 떨지도 않았다.


지난 달엔 남편이랑 장난으로 "임신인가?"라는 말을 달고 살았었다.


배란 후 가슴이 아프면 아무래도 임신한거 같다고, 조금만 졸려도 임신아닌가? 말했었다.


그때도 당연히 원했으니까 그렇게 말했겠지


그런데 이번 달엔 최대한 생각 안하려고 노력했다


임신이라는 단어를 최대한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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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ㅋㅋㅋㅋㅋㅋㅋ

배란 증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넘나 곤욕스러운 것은 배란 증상이 임신 초기 증상과 너무 닮은꼴이라는 것...ㅋㅋㅋㅋㅋ


다른 분들이 쓴 글을 보면, 제일 헷갈리게 만드는게


유두가 아프다 는 거였다. 스치기만 해도 아파 임신인줄 알았는데 결국 생리가 터지고

아랫배 특히 Y존이 콕콕하는 느낌이 들어 임신인줄 알았는데 마법이 왔다는 글을 진짜 많이 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월경전증후군 즉 배란 이후 유두가 아픈 증상은 지금껏 없었고

이번에도 그랬다.


다만 배란 직후부터 많이 부풀면서 말도 못하게 아프고 가슴이 무겁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그랬다.


가스차고 배가 빵빵해지면서 콕콕 쑤시는 것도 마찬가지.



뭐 다를게 없었다.


그래서 임신이 아니니 당연히 다를게 없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증상이 있다.


'현기증' '붕 뜨는 것 같은 느낌' 바로 이거다.



난저 진단을 받은 이후 아침마다 거실에서 유튜브를 보면 모닝요가를 30분정도 했다.


배란 전과 직후에는 괜찮다가 똑같은 동작을 하는데 몸이 약간 붕 뜨면서 핑 도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경험했다.


이 느낌은 배란 후 날이 지날 수록 조금씩 더 해진 것 같다.



그리고 가슴이 찌릿찌릿 한 느낌이 너무너무 심했다.

원래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유방암 아니야? 의심이 들정도로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다.


그게 배란 후 3-5일 정도 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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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달랐던 것 중에 한 가지, 냉이 많아졌다.


나는 배란점액으로 배란을 정확히 알아차릴 만큼 분비물에 민감하다. 규칙적이고

일반적으로 배란점액 때 분비물 양이 확 늘어나고 배란이 되고 나면 급격히 감소한다.

그러다 생리 시작 1-2일 전부터 많아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란이 되고 나서 하루? 이틀 정도 지나고 계속 분비물이 많아졌다.

남들이 본다는 착상혈은 못봤지만,

아주 옅은 아주아주아주 옅은 갈색의 분비물을 보기는 한 것 같다,

속옷에 뭍어 이게 옅은 갈색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분비물,


아무튼 결론은 배란이 되고 나서도 계속 냉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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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혹시 임신이 됐나 의심하게 했던 증상 한 가지,


새벽에 화장실에 가고싶어 깼다.


이건 많은 분들이 임신 초기에 겪는 일이라고 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온갖 증상놀이를 다 해도 밤에 잠들면 새벽에 결코 깨는 일이 없었다ㅋㅋ 꿀잠


그런데 배란 후 4일인가부터 새벽 5시, 그때가 아니더라도 항상 7시 알람보다 먼저 소변이 마려워 눈을 뜬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일어남과 동시에 방광 아랫배가 소변으로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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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배란 7일째, 너무나 이르다는 걸 알면서 임테기를 꺼냈다.


이유는 그 전날 알수없는 아랫배 통증 때문이었다.


보통 임신 후기를 읽으면서 Y 존 콕콕, 음모통증이 이런건가? 혼자 판단했었다.

그리고 늘 홍양이 왔다.


그런데 이번은 정말 좀 달랐다.


뭔가 싸르르 혹은 쒜에에에(?)하게 아픈 느낌,

생리통이라고 하기엔 덜 무겁고 콕콕이라고 표현하기엔 좀 더 광범위하고 무거운 느낌


늘 배란 후 느꼈던 음모 부분의 시림은 오히려 덜했고 아랫배 안에서 세포들이 전쟁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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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란 6일째 오랜만에 날씨가 너무 좋았다. 미세먼지 제로.

운동도 할겸 남편과 25분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 번화가로 나갔다. 신발 구경도하고 유니클로도 가고 옷을 좀 구경하는데

진짜 죽도록 피곤했다. 그냥 주저 앉아서 자고싶은 느낌

지금 누우면 바로 딥슬립 할 것 같은 느낌


남편이 말걸면 짜증나고 그냥 힘이 하나도 없었다

갑. 자. 기


분명히 주말이라 푹 자고 나온건데도 피로감이 몰려왔다.




집에 들어와 밥은 도저히 못하겠고 매콤한게 땡겨 홍미닭발 오돌뼈를 주문해서 먹었다.

주먹밥에 남은 떡국까지 데워먹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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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째 동아 굿뉴스 얼리로 테스트를 해봤다.


완벽한 단호박..ㅋㅋㅋ



착상도 될까말까한 시기에 소중한 임테기를 또하나 버린 나 자신을 때린다..ㅋㅋㅋ


그래도 나같이 급한 성격은 참는 것보다 몇천원 버리는 셈 치는게 건강에 좋을거라는 개똥철학으로 위로했다.


배란 7일이 되는 날 남편이랑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다.


집에서 걸어 25분정도 소요되는 거린데 그날따라 미세먼지도 없고 좋아서 천천히 걷기로 했다.


오랜만에 좋은 날씨에 임테기도 반응 안하고 에라모르겠다 남편이랑 경보 시합도 하고 난리브루스를 춘듯...ㅋㅋㅋㅋ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내내 추웠다.


내 패딩 덮고 남편 패딩까지 덮었는데도 한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진짜 임신인가 싶었는데 추위 잘타는 우리 남편도 계속 춥다고 해서 ㅋㅋ 나만 느끼는게 아닌걸로 ㅠ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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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8일째 아침, 헬모닝이 되었다,

역시나 더 자고 싶었지만 오줌보가 빵빵하게 부풀어 눈이 떠졌다.


로켓와우로 배달된 굿뉴스얼리 봉투를 뜯어 습관적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테스트를 하고 소변이 번져나가는걸 들여다 봤다.



역시나 단호박.



그래, 나에겐 아직 9일과 10일 두번의 기회가 있어어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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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닿은지 3분이 채 안돼서 대조선 옆으로 뭔가가 떠오른다.


그동안 그 많은 시약선을 봐왔는데 이건 분명히 다른 무언가였다.



믿어지지가 않아 그 자리에 그냥 서있었다.


다시보고 또 다시봐도 점점 형태를 보이는 두 줄,, 임신이 된 거다..







내 인생 첫 두 줄을 본 아침이다.

0325 잊을 수 없을 것 만 같다.



두줄을 보고나니 내가 그토록 그동안 남편에게 강요했던, 두줄을 왜 못보냐며 윽박지른 ㅋㅋ 시약선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걸 알게됐다.




배란 8일째, 얼리로 두 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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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란 9일째 오늘 아침에 한 테스트기다.


어제 밤에 잠들기 전에 푹 좀 자고 싶어 억지로 화장실에서 다 비워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도 새벽 3시 또 소변이 마려워 눈을 떴다...ㅠㅠ


하아 넘나 피곤한 것


새벽 세시 그 졸린 마당에 첫소변을 이렇게 흘려보낼 수 없다며 임테기를 들고 들어갔다.


사진에는 없지만 매우 흐리게 나왔다.


순간 잠이 확 달아날 정도로, 임신이 안된건가?? 할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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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가 잠을 잔 시간이 새벽 1시였다.


즉, 시간이 2시간밖에 지나지 않은것...ㅋㅋ 우씨 좀 더 자고 다시 해봐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아침 7시에 눈을 떴다.

아까처럼 소변이 마렵지는 않았지만 임테기를 들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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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분 후, 저렇게 어제 아침보다 조금 약간 더 진하게 두 줄이 나타났다.


조금씩 천천히 진해지고 있구나,


다른 분들은 배란 10일이 지나서 연하게 본다는데 나는 일찍 본걸로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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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이 그렇게 더디다.

하루 하루 아침마다 좀 더 진해지는걸 봐야 안심이 될텐데, 엄한 시간에 물 많이 마시고 임테기 했다가 

보일듯 말듯 연하게 나와 벌써 두개이상 버린 것 같다.


잘나온걸로만 모은 사기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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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배란 7일째, 그리고 8일째로 잘못적었지만 9일째인 오늘 아침과 맨 아래는 오늘 저녁

확실히 오늘 저녁껀 좀 더 선명해졌다.

내일 아침엔 또 어떨지 기대가 된다.


이제 자다 소변이 마려워 눈을 뜨는 것도 축복이다...ㅋㅋㅋ(넘나 간사한것 ㅋㅋ)











'내게도 아기가 오다니, 꿈만 같다. 난소기능저하 수치 0점대, 희망을 잃지 않으니 아기가 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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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꿀봄아, 엄마한테 꼭 붙어있어,

엄마도 좋은생각 행복한 생각만 할게

아직 엄마가 될 자격이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고 불안하지만

우리 같이 잘 할수 있을거야


와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