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오름! 마지막 글을 22주차에 작성했었는데, 벌써 33주가 되었다.
임신 후기가 되니 시간이 쏜 화살같이 느껴진다.
지난 기간 동안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야지 마음먹었음에도 지금 돌아보면 그 때의 증상도,
마음가짐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늦었지만 33주부터라도 자주 임신 일기를 남기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약 11주 사이, 태동은 더욱 격렬해졌고 배는 더 무거워졌다.
원래 초산모 치고는 태동을 일찍 느끼기 시작했고(15주) 워낙 활발한 편이라,
강도보다는 움직임의 양상이 달라졌다고 느껴지는데
20주 중후반에는 깜짝 깜짝 놀래키듯 빵빵 차는 느낌이었다면, 30주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우리 친정 엄마 표현을 빌리자면 '굼실 굼실'?ㅋㅋ 꾸우울렁, 스르르르륵 지나가다
한번씩 배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우르르 쾅쾅 움직인다.
예전에는 오른쪽에서 태동이 있으면,
"꿀봄이 여기있구나 지금!" 했다면 이제는 배 전체에 무언가 웅크리고 있는 느낌 ㅎㅎ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면,
그저 사랑스럽고 귀엽고 신비롭고 감사하다는 것.
매번 남편에게 "정말이지 자기도 이 느낌을 느껴보게 해주고싶다:)"고 말한다.
각종 임신 증상으로 힘들때도 많지만 태동은 여성만 느껴볼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자 선물인 것 같다.
33주에 특별히 나를 괴롭혔던 증상은 갑작스럽게 생긴 치골통!
이게 치골통인지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주위 친구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맞는 것 같다.
나는 주로 앉아있다 일어나서 걸으려고 하면 치골 부분이 부서지는 느낌이 들며 아픈데,
정말 어기적 어기적 한 발 한 발 겨우 떼며 걸을 수 밖에 없다.
기계에 기름을 치듯, 통증을 이겨내면서 조금씩 반복적으로 골반을 움직이거나
한동안 걸어주면 곧 사라지는 통증이다.
33주 0일, 꿀봄이가 태어나기 전 꼭 준비해야 하는 숙제를 하나 해결하기로 했다.
바로 차량 시트 교체! 기존 직물시트를 8년 넘게 쓰다보니 먼지가 많이 나고 오염도 심각했다.
꿀봄이를 태우기 전에 꼭 가죽시트로 깔끔하게 교체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비용도 비용이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었다.
얼마전, 꿀봄이 바구니 카시트도 구입하고 이제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 예약을 했다.
중랑구까지 가야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역시 사람은 닥치면 하게되는 듯..ㅋㅋㅋ
차를 맡기고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주위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갔다.
친한 언니가 선물해준 할로윈 시즌 음료 쿠폰을 사용해서 오랜만에 호사를 누렸다. 귀엽 >_<
꿀봄이 출산용품 등을 검색하고 리스트업 하다보니 3시간 순삭 ㅎㅎ
중간 중간 화장실 갈때 그놈의 치골통 때문에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카페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니 여유롭고 좋았다.
쨔자잔~~~~ 깔끔한 가죽시트로 교체 완료했다. 하고나니 넘나 뿌듯 :D!
클렌징 크림이나 가죽 클리너로 종종 닦아주면 된다니 관리도 쉽고 먼지도 안나고, 넘나 맘에든다.
남편도 정말 좋아했다 :)
33주 1일
기대하던 세이베베 산모교실이 있던 날 !
추후 따로 포스팅을 자세하게 하겠지만, 세이베베 산모교실은 내가 참석한 산모교실 중 최고였다.
그동안 맘스클럽, 맘스스토리, 후디스, 매터니티 산모교실에 고루 참석해봤는데
행사 장소, 제공되는 간식의 퀄리티, 참석자 전원에게 주는 선물, 경품 등을 비롯해서
사전에 직접 한 명 한 명 전화로 안내해주는 부분,
귀가 후 에프터 문자까지 넘나 정성스러웠다.
100명 당첨에 1400명 정도가 지원했다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복덩이 이꿀봄 >_< !!
집에 오는 길에는 홍만당에 들러 딸기모찌랑 청포도모찌를 두개씩 업어왔다.
남편이랑 내일 아침에 하나씩 사이 좋게 먹어야지 !
오자마자 불편한 옷 벗어던지고 최애 원피스로 후다닥! ㅎㅎ
소파에 널부러져 꿀봄이 태동을 느끼면서 쉬다가 어머님께서 주신 5년 묵힌 도라지를 햇빛에 말렸다.
이틀 정도 말렸다 냉동보관 해 두면 목감기 걱정없을 것 같다.
33주 3일
금요일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울대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병원 진료가 오후라 아침에 교회에 들러 강의를 듣고 팀원들과 맛난 점심도 함께 :D!
일주일에 한 번 듣는 수업이지만 찬양을 듣고 기도를 하고 좋은 강의를 들으면 넘나 힐링되는 기분이다.
오후 늦게 잡힌 진료시간 덕에 엄마랑 여유부리며 도착했다.
33주 검사에서는 오랜만에 꿀봄이 초음파도 보고 교수님 뵙고 궁금했던 것들 폭풍 질문하고 돌아왔다.
초음파 선생님이 양수가 약간 많아보인다고 해서 대기하는 동안 엄청 걱정했는데,
교수님이 직접 초음파 한번 쓱 보시더니 "아이고, 누가 많다고했어, 조크했나보네 조크~"
하시면 손바닥으로 본인 앞이마를 톡톡 치셨다 (귀엽)
전혀 걱정할 일 아니라고- 꿀봄이도 나도 매우 좋은 상태라고 안심시켜주셨다.
만나기만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갓종관 교수님... 정말 이 또한 대단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산일이 다가오니 우리 꿀봄이를 받아주실 분이라는 생각에 더더 교수님이 좋아진다.
엄마랑 무한대기 하는 중,
옆 방 진료대기 화면보고 빵터짐.. 진료의사 폐경기???응??
33주 4일
토요일에는 남편과 저녁 느지막이 나가 영화를 봤다.
나는 요즘 영화에는 통 관심이 없어 모르고 있었는데 남편이 소개해준 82년생 김지영
책으로 이슈가 됐던건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 나오다니! 또 공유가 나오다니!! 어머 이건 무조건 봐야해 !!ㅎㅎ
시작과 동시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영화에 몰입한 나
100% 같지는 않지만, 여러 면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기에
또 임신 후 나대는 호르몬 덕에,
오랜만에 갬성 폭발하며 영화를 즐겼다.
도무지 왜 이 영화를 욕하는지 모르겠다.
33주 5일
일요일 아침엔 라면이쥬
꿀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일요일 아침엔 남편과 진짬뽕에 김밥 한줄씩 해치웠다.
사실 요즘들어 김밥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남편이 김밥을 사다주니 라면도 같이 먹고싶어졌다.
어머님께서 제사 마치고 주셨던 문어도 썰어 넣고,
남편이 양파랑 양배추도 듬뿍 썰어넣어 줬다.
맛보니 웬만한 중식당 짬뽕보다 맛있었다...ㅠ_ㅠ 츄릅 또먹고 싶어 여보
NBA 보며 많이도 먹었다 :) 꿀봄아 엄마가 라면은 자주 안먹도록 할게 용서해줘 ~
저녁에는 임신 초기에 열심히 참아왔던 회를 뿌시러 노량진에 갔다!
초기에도 먹는 사람은 먹는다던데, 나는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던 때라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아
후기에 먹기로 미뤄뒀다.
이제 날씨도 쌀쌀해지고 우리 꿀봄이도 제법 커졌기에 용기를 내어 먹어보기로!
친구 어머님께서 노량진에서 사업을 하고 계셔서 도미를 주문했는데,
이날 따라 마지막 남은 자연산 도미까지 다 팔렸다는 시츄에이션 -_-
아쉬운대로 광어를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이마저도 핵꿀맛-
상추 깻잎에 마늘하나 넣고 고소한 쌈장 넣어 와구와구 많이도 먹었다.
33주 6일
남편은 노량진에서 소주 한병을 마셨고,
우리 친정에 들러 아빠와 소주 반병을 또 마셨다.
피곤할 법도 하고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부담도 될텐데 꼭 보고자야 하는 경기가 있다고 버텼다.
바로바로 리버풀과 토트넘 경기!
남편이랑 후반전까지 야무지게 보고 잠들었다.
축구 보는 동안 폭풍 태동하는 우리 이꿀봄:) 손흥민 형아같은 축구 선수가 되려나?
새벽 늦게 잠들어서인지 아침에 너무너무 힘들었다 둘다 ㅠㅠ
다행히 미리 끓여둔 호박죽이 있어서 급히 해동하고, 찹쌀가루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서 새알 만들고,
쪄놨던 고구마 하나 나눠 담고, 잡히는 과일 잘라 놓고 보니 ㅋㅋㅋ
뭐양 옐로우데이? >_<
아침부터 상콤하게 노란 음식 마음껏 먹고 남편 출근시켰다.
요즘 3일정도 연달아 아침에 고구마를 먹고 있는데- 진짜 변비에 직빵인 것 같다.
임신 30주 정도까지 철분제를 열심히 먹었어도 변비 증상 한번 못느꼈었는데,
얼마전부터 화장실 가는게 두려울 정도로 급격하게 변비가 시작됐었다.
물은 원래 달고 살고있고 식사할때도 웬만하면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는데도 해결되지 않던 변비가
1일 1고구마로 완전히 해결됐다.
사람마다 효과있는 음식이 조금씩 다른 것 같긴하지만, 변비 있는 임신부님들은 한번씩 시도해보시길..:)
이제 임신 34주에 접어들었다.
34주-35주에 아기가 가장 올라가있을 시기라 엄마가 힘들다던데 앞으로 2주간 더 건강하게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좋은생각만 하며 꿀봄이와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
꿀봄아, 늘 하는 말이지만 엄마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우리 남은 6주 꽉꽉 채워 행복하게 보내고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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