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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다니!/작은 집 큰 육아

생후 162일까지의 기록 [#터미타임 #뒤집기 #되집기 #배밀이 #팔뻗는시기]

by 룽띠맘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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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0년 5월 20일, 출산한 지 16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난산의 후유증으로 출산 후 100일이 넘도록 그렇게 죽을것만 같더니, 사람 몸의 회복력이란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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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 고통을 이렇게나 빨리 잊고, 아주 가끔 _ 아주 슬며시 둘째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는 나새끼를 보며 

인간은 참 생각보다 멍청한 존재구나 느끼기도 한다.


아무튼 우리집 사랑둥이 룽띠는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나온 육아의 과정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 발달의 변화를 꼽자면



1. 터미타임 성공 

2. 양 손 모으기 

3. 주먹 관찰하기 

4. 뒤집기 

5. 배밀이 시도

6. 되집기 

7. 팔 뻗어 물건 잡기 



정도 될 것 같다.



2020년 1월 30일 #생후52일

문득 인터넷 글을 보다가 터미타임 연습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는 아기 몸 만지기가 조심스러웠을 때라 엎어 놓는 것도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다른 엄마들은 엎드려도 재우고 한다는데, 난 너무 겁이 많았던 것 같다.

터미타임 시켜보려고 눕히면서도 혼자 손 덜덜 떨고, 내가 손 놓쳐서 짧은 순간 얼굴을 파묻고 숨을 못쉬면 어쩌지, 팔이 꺾이면 어쩌지 등등..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당연하지만 우리 룽띠는 이 날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한다...ㅋㅋ






시작이 어렵지, 한 번 해보니 자꾸 시켜보고 싶은 것 

무엇보다 터미타임이 아기 근력 강화/인지력 향상에도 좋다고 해서 매일 조금씩 시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첫 날은 뭣도 모르고 그냥 엎어만 놨는데 유튜브 영상 찾아보고 하며, 아기를 좀 더 도와줄 수 있는 자세를 연구하기 시작,

양 손을 모아 가슴앞에 놔주라는 방법이 제일 유용했다.

경사진 곳, 예를 들어 역방쿠 같은 곳에 뉘이면 더 잘 한다던데 나는 역방쿠에 엎어놓으면 아기 허리가 불안정해보여서 그렇게 하진 않았다.



엉엉 너무 귀여워 ㅠㅠ 신생아시절 룽띠는 사랑이다 증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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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전히 아기들의 발달 과정을 찾아보면 일희일비하고 있는 엄마지만,

터미타임 시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않는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매일 반복되는 터미타임의 연습에도, 고개를 떨구고 괴로워 하는 룽띠를 보면서

'고개를 왜 못가누지?' '왜 한쪽 방향으로만 들려고 하지?' 별의 별 의문을 다 가지고 혼자 걱정하고 밤새 서치해보곤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에 잠을 더 잘 걸 그랬다.


결국 룽띠는 매우 정상적으로 발달과업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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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2#생후65



악 귀여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양 손을 가슴 앞에 모아 놀고 있던 룽띠를 포착!





난 그저 통통한 배 앞에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모습이 귀여워서 

아기 엄마인 친구에게 보냈는데, 이 것 역시 발달 과정 중 하나였다고-  잘 해나가고 있구나 우리 룽띠 !






2020년 2월 17#생후70



룽띠가 본인의 주먹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손 관찰은 60일대 중반부터 시작됐던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양 팔을 하늘 위로 뻗어 벌 서는 자세를 한 건 이 날이 처음 ㅋㅋ

힘들지도 않은가 어깨 삼각근에 쥐날 것 같아 내려줘도 자꾸만 자꾸만 들어올렸다 넘나 귀여운 것 ㅠㅠ




 


2020년 3월 11일 #생후93일



역사적 첫 뒤집기! 돌이켜보면 뒤집기를 시작한 날 부터 뒤집기 지옥이 시작됐지만,

사실 뒤집기를 하고자하는 욕구가 시작됐던 생후 80일 언저리부터 룽띠와 나의 고통은 시작됐던 것 같다ㅋㅋ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어찌나 짜증을내고 화를 내던지, 나는 항상 언제 뒤집을지 몰라 조마조마 한 날의 연속이었다.

버둥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엉덩이를 살짝 밀어주면 홀라당 뒤집어 씨익 하고 웃어주던 그 귀여움 때문에,

자꾸 도와주게 됐었는데 주위에서는 '뒤집기는 최대한 늦게 하는게 좋다'고 조언해줬었다.



+ 백 번 옳은 말이었다,, 생후 93일에 첫 뒤집기를 시작한 룽띠는 60일이 지난 153일이 되어서야 얼떨결에 첫 되집기를 했다....

   아직도 자기가 되집기 할 수 있는 줄 모르는듯...-_-

   암튼 이 말인즉슨 꽉 채운 2달 동안 하루종일 안뒤집힌다고 울고 뒤집혔다고 울고의 반복이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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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140일이 넘어가면서, 이 걱정인형 엄마에게 또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우리 룽띠가 양 다리는 힘차게 잘 쓰는데 양 팔을 쓸 줄 모른다는 것!


물론 그 사이에 

+ 양 손으로 양 발 잡아 콩벌레 포즈 취하기

+ 한 손으로 쪽쪽이 잡아 뺐다 넣었더 하기

+ 손에 쥐어주는 치발기 물고 뜯고 맛보기

+ 손수건 쥐어주면 꽉 잡아 엄마의 힘과 밀당하기

등은 무난히 했었는데, 모빌을 잡으려 한다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허공에 보여주면 적극적으로 팔을 뻗어 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손 가락은 잘 쓰는데, 팔꿈치 관절을 펴서 무언가를 취하려 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장난감을 보여주면 입이 튀어나오고 동공이 확장되고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가슴에 공기를 마구 채우며 흥분만 할 뿐,

그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꽤나 큰 고민이었다.

다른 블로거들의 글도 찾아보고, 맘카페에 글도 찾아보고 하니 종종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보였다.

선배 엄마들의 답변은 대체적으로 '기다려라 때가 되면 엄마 머리채 잡는 날이 올테니'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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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몸 좀 쓰는 엄마로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뒤집기를 도와줬듯이 팔을 뻗어 장난감을 잡는 행위를 학습시켜보고자 마음먹었다.


150일 아침부터 일어나면 딸랑이를 흔들어 손에 쥐어주며 자극하고,

아기체육관 모빌에 아기 팔을 가볍게 잡고 펴서 닿게 해주고, 반복했다.


타이니러브 모빌에 달았던 흑백 모빌 끝에 끈을 달아서 하늘에서부터 천천히 가슴 가까이 내려주고

최대한 손 가까이 두어 느끼게 하고,

손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조금씩 거리를 멀게해서 팔을 펴게하려고 했다.


하지만 꼬박 3일동안 룽띠의 팔은 펴지지 않았다....



오히려 물건을 잡으려고 하는 욕구가 강해질수록 양팔을 모로반사처럼 양옆으로 활짝 펴면서 바닥을 치는ㅠㅠ

걱정스러운 행동들이 나타났다.

이 때 신생아 뻗침, 근 긴장 정말 많이도 검색해본 것 같다... 못난 애미..에혀



정확히 타게팅을 하지 못하고 물건을 잡으려고 펴려다

양옆으로 팔이 확 펴지거나 허우적거리거나 물건을 치고 손이 지나가버린다거나..

이 모든 것들이 정확한 소근육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과정이었을텐데 막상 내 새끼를 보다보니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정말이지 쓸데없고 룽띠에게 너무나 미안한 걱정들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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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내가 룽띠의 손을 많이 움직이고 조작할만한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 같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은 아주 신생아일 때 부터 딸랑이도 많이 쥐어주고 한다던데, 난 주로 발로 피아노 치기, 뒤집기, 터미타임 등 대근육 운동을 유도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급하게 주문한 에듀테이블...ㅋㅋㅋ

아기가 누워서 손으로 조작하거나 가운데 모빌을 당기고 놀 수 있다고 해서 구입했다.






그렇게 3일간의 스파르타 훈련이 지나고 -

생후 153일이 되던 날 아침, 우리의 훈련 루틴 중 하나였던 흑백 모빌 놀이를 하던 중에 룽띠가 처음으로 양 손을 써서 모빌을 잡았다.

주사위 모양의 모빌 인형을 하늘에서부터 천천히 가슴 바로 위까지 내리는 놀이였는데,

그 날 아침 가슴 앞에 인형이 다가오자 룽띠가 양손을 모아 잡은 것이다 

너무 기뻐 동영상으로 찍고 어찌나 칭찬해줬는지 모른다 ㅋㅋ(어찌보면 당연한 발달 과정일 뿐인데 못난 애미..2)








그렇게 팔을 뻗기 시작하더니, 지난 10일간 룽띠는 체육관 모빌도 처음으로 만져보고,

에듀테이블 모빌은 거침없이 당기기도 하며, 좋아하는 책을 보여주면 팔을 뻗고 손가락 다섯개를 활짝펴고 손바닥을 하늘이 보게 뒤집기도 한다.

나도 이렇게 컸을텐데, 새삼 인간의 발달이 너무 감격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팔을 뻗어 무언가를 잡으려는 적극적 의지는 좀 덜한 편-

낮 시간동안 나와 이런 저런 놀이를 하다보면 좀 많이 릴랙스 되어 저녁이 되면 자유자재로 팔을 움직인다.


오늘 밤에도 재우면서 동화책을 읽어주는데 책을 잡겠다고 팔뻗고 놀다가 잠 다 깰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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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걱정 고민이 많은 스타일

오늘 걱정은 엊그제부터 내일모레 걱정은 오늘부터 하는 인간인지라 

내 새끼를 키우는 육아 과정에서는 그게 더 강하게 발현되는 것 같다.

내가 밤마다 누워 우리 룽띠 이게 안되는 것 같아, 저게 안되는 것 같아 이야기할때면,

우리 룽띠가 더 잘하는걸 생각해봐 기다려 때가되면 다 할거야 하고 

마치 애를 둘은 키워본 남자처럼 다독여준 남편에게 고마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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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 차근 본인의 페이스대로 자라나고 있는 우리 사랑둥이 룽띠에게,

늘 앞서가 빨리오라고 다그치는 것 같아.. 미안한 밤이다.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겠지만 다른 아가들과 비교하지 않고, 미리 걱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룽띠를 기다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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