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 과다출혈 / 색전술 / 자궁감염으로 인한 재입원 스토리는 [룽띠 임신일기] 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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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100일이 되어도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들은 뛰어다닌다는 기적의 100일은 내게 오지 않았다.
100일이 되어도 몸살 기운은 계속됐고,
오로도 그칠 줄 몰랐으며 혈액종양내과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도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았었다.
혈소판 수치 증가로 산후보약도 먹을 수 없었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룽띠를 안아주는 것도 너무나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코로나로 인해 친정엄마 없이 독박육아를 하게 됐고 결국 사단이 났다.
아침 식사 중간에 배탈처럼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더니-
남편이 출근할때쯤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예사롭지 않았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친정엄마에게 와달라고 연락했고
친정엄마가 약국에서 약을 사서 우리집으로 오시는 그 잠깐 사이 증상을 더욱 심해졌다.
배민으로 시킨 죽을 먹다말고 두 번의 구토와 세번의 설사
코로나로 난리인 이 마당에 열은 37.7을 넘어섰고 구토를 여러 번 해서인지 목이 칼칼한게 기침도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마스크 쓰고 중무장하고 비틀거리며 근처 내과를 찾았고,
노로바이러스 같지만 집에만 있던 아기 엄마가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모르겠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듣고
집으로 와서 뻗었다.
약을 먹어도 열은 계속 계속 올라 38도를 넘어서 고열로 가고 있었다.
해열제를 먹고 고열은 떨어졌지만, 이틀정도 미열이 지속됐다.
상상코로나가 걸린 건지 너무 불안해서 결국 다음날 아침 1339에 상담전화를 했다.
코로나 증상과는 거리가 있으니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지속적인 고열이나 기침이 나타날 경우 다시 연락하라는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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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 수 없는 몸살을 치르고 바로 3일 뒤 노란빛이나 황갈색을 띄던 오로가 다시 새빨갛게 나오기 시작했다.
100일이 넘도록 지긋지긋하게 나오던 오로가 다시 빨간 혈을 띄자 정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오로가 새빨갛게 바뀌면서 지속되던 미열이 떨어졌고,
10개월동안 잊고 지냈던 '그 날'의 증상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생리인가, 그러기엔 오로가 확실히 끝나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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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21일 후 또 끝날 듯 끝나지 않고 노랗게 나오던 오로가 새빨갛게 변했다... 휴
뭔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전교수님 외래를 잡았고 코로나를 뚫고 서울대까지 다녀왔다.
새빨갛게 나온지 5일째 되는 날이었는데,
초음파 결과 자궁은 깨끗하니 무시해도 좋다는 답변
역시나 쿨가이셔..
신기하게도 전 교수님 진료를 본 바로 다음날 140일차부터 오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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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은 날 본 혈액종양내과 진료에서도 모든 피검사 결과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너무너무 기쁜 소식!
룽띠를 낳은지 정확히 140일만에 나는 '정상인'의 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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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41일째 아침의 룽띠!
아직은 허리에 무리가 간다하여 범보의자도 전시만 해두고 잘 앉히지 않는데 오늘따라 자꾸 상체를 들어올려 앉으려고 했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봐라 하는 마음으로 앉혀본 모습 :)
하나~ 둘~ 셋~ 삼초 버티고 바로 무너지는 룽띠탑 ㅋㅋ
그 짧은 찰나를 놓치지 않고 찍었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중심을 잡으려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140일이 되던 날! 남편이 룽띠 아랫니 두 개가 나고 있는걸 발견했다.
내가 주 양육자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먼저 발견했다니 뭔가 진 느낌 ㅋㅋ
앞으로 더 자세히 관찰해주겠어!!
요 며칠, 유난히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체온도 미열이 지속되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가 나고 있었다니 ! 착하고 순한 룽띠에게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워지는 하루였다.
찾아보니 이앓이를 하면 울기도 많이 울고 밤에 잠투정도 심해진다던데,
우리 룽띠는 밤에 울며 깬 적 한 번 없고, 이상스럽게 칭얼대지도 않았다.
다만 조금 아파하고 밤에 자기 전 앓는 소리를 내며 힘겨워했던게 전부-
이 글을 쓰면서도 또 맘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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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 2주를 채우지 못하고 내가 다시 대학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룽띠는 혼자 조리원에 남겨졌었다.
교수님도 의아할 정도로 강한 항생제를 투여하는데도 염증수치가 쉽게 좋아지지 않아,
19년의 크리스마스도, 새해의 카운트다운도 나와 룽띠는 따로 떨어져 보냈다.
모자동실하러 나 대신 친정엄마가 가셨을 때 마다 룽띠를 혼자 두고 나오며 많이도 우셨다고 한다.
혹시나 엄마가 없이 혼자 맡겨져 있다고 미움받지는 않을까,
태어난지 3주가 넘어가며 원더윅스가 시작돼 칭얼댐이 심해지고 소외받지는 않을까
매일마다 조리원 선생님들께 전화를 걸어 눈치를 보던 나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너무나 착하고 순한 룽띠가 많은 조리원 선생님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
엄마가 아픈지 아는지 너무나 의젓하고 순하게 있어준다는 것 이었다.
그 흔한 황달조차 없고 지금껏 심한 잠투정이나 칭얼거림 없이 천사처럼 커준 우리 아들
그럼에도 힘들다는 이유로 졸음이 쏟아진다는 이유로 졸립지 않은 아가를 재우려하고
더 놀아주지 못하는 못난 엄마
이렇게 밤이되면 센치해서인지 내일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다짐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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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준비도 하고 있다.
뭐 준비랄건 없고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있는데 역시 돈쓰는건 재밌다 ㅋㅋ
오늘은 이유식을 끓일 편수냄비가와 채망이 도착했다.
국민 냄비라는 릴리팟? 으로 살까 했지만 스테인리스가 거기서 거기지 싶어 키친아트 냄비로 샀다.
사이즈도 초기에 사용하기 딱이고 연마제 제거하는데 묻어나지도 않고 넘 좋다. 닦을 것도 별로 없더라는..
상품 설명에 나온대로 열심히 따라하기!
보통 신혼 때 산 스테인리스 냄비들은 식촛물로 한 번 끓이고,
기름으로 연마제 제거한 뒤 세제로 씻어 바로 사용했는데 이번엔 우리 착한 아들 입으로 들어갈 이유식 냄비니,
위에 나온 내용대로 충실히 따라했다 ㅎㅎ
채망까지 세척하고, 식초 대신 구연산 가루 듬뿍 넣어 팔팔 끓이며 세척 완료!
내일은 디자인앤쿠에서 주문한 스파츌러와 이유식 스푼,
한일에서 주문한 이유식 믹서기
WECK SEOUL에서 주문한 이유식 용기 등이 도착한다.
리뷰할 것들 천지로구나 신난다 :)
그동안 주방 일에 손 뗐었는데 이제 다시 슬금 슬금 시작해야겠다!
벌써 새벽 한 시네! 어서 자고 내일 아침 우리 아들이랑 놀아줘야지- 굿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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