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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다니!/룽띠 임신 일기

임신 11주 2일 초음파 [입덧의 절정/증상공유]

by 룽띠맘 2019. 5. 29.

어느덧 임신 12주차에 돌입했다 :D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극심한 편두통으로 오늘 아침엔 물 한 잔과 바나나 하나로 때웠는데

헛구역질이 나거나 속이 미식거리지 않는걸 보니 

입덧이 이제 끝나가나 보다 

 

어제까지만 해도 헛구역질 작렬에 속이 너무너무 안좋았는데 .. 신기방기 

+제발 쉬어가는 타임이 아니길 이대로 쭉 사라지길 

 

 

8주차 약 2cm였던 꿀봄쓰

 

8주차에 초음파를 확인하고,

9주부터 11주까지 정말 지루하고 힘든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길어봤자 2주 버티다가 검진이었는데, 처음으로 3주라는 시간을 기다리려니 걱정이 태산 ㅠ_ㅠ

특히 임신 10주에는 유산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들었고

280days 어플에서도 10주의 벽이라는 둥 걱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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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차에는 정말 내일 그냥 가서 잘 있나 확인만 할까 싶다가도

11주에 잡힌 기형아 검사때문에 미리 가서 보다가 혹시 목투명대라도 두껍다고 할까봐

꾹 참았다, 제때가서 봐야 괜한 걱정 덜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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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 0일째 되는 날, 병원 검진을 이틀 앞두고

고속터미널에서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다.

그날도 아침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아서 밍기적 거리다 준비하고 나갔는데,

날이 더워져서인지 카페에 에어컨이 좀 세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틀전까지 편하게 입었던 헐렁한 청바지가 약간 끼는 듯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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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수다떤지 3시간이 지나자 아랫배가 쿡쿡 쑤시는 기분이 들었다.

괜찮겠지, 하면서 나도모르게 자켓으로 아랫배를 자꾸 덮어 감쌌다.

 

1시간 더 알차게 수다를 떨고 집에가려고 일어나는데 아랫배가 쿡쿡 쑤시는 증상은 더 심해지고

싸하게 아프기도하고 땅기는 느낌이 들고 뭔가 심상치 않았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걸어서 20분 거리인 집을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아

지하철을 타러 갔다.

 

고속터미널 왜케 크고 넓은거야.

9호선을 타러가는데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아랫배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무서운 마음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 아랫배가 너무 아파.. 걸을때마다 아파.."

 

"뭐? 병원가야될거 같아?? 지금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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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아프고 정신도 없는데 지하철역 안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임산부 뱃지도 이때는 안들고 다닐때라 구석에가서 쪼그리고 앉았다.

 

 

남편에게 좀 더 아파지면 9호선 타고 차병원 응급실가겠다고 말하고 

잠시 벤치에 앉아 쉬었다.

 

빨리 집에가서 침대에 눕고싶었다.

 

 

어기적 어기적 걸어 사람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비켜다니며 지하철에 탔다.

 

그 날 결심했던 것 같다.

임산부 뱃지를 꼭 달고 다니기로..

 

9호선 역사에서 받은 임산부 뱃지 :) 보건소에서 주는게 더 고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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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갑갑했던 청바지 벗어던지고 소파에 널부러져 심호흡을 하고 쉬었더니 조금 나아지는 듯 싶었다.

의사샘이 늘 배 통증은 있을 수 있다. 잠시 왔다 지나가는 통증이면 괜찮다.

시간이 갈수록 더 아파지고 강해지면 병원에 와라.

했기에 잠잠해지는지 관찰했다. 

 

다시는 청바지 안입겠어.

안에서 답답했을 꿀봄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아주아주 펑퍼짐한 원피스로 옷 다 바꿀게 미안해 꿀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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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병원에 가는 이틀동안 아랫배가 많이 쑤셨다.

콕콕 쿡쿡이 아니라 꽉 쪼이고 쿠우욱 땡기고, 특히 침대에서 자세를 바꾸려고 할때마다,

소파에서 일어나려고 할때마다 아랫배가 깜짝깜짝 놀라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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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이틀 후 병원에 가는날 아침,

웅?ㅋㅋㅋ 배가 하나도 안아프다 ㅋㅋㅋ

뭐여 괜찮아진겨?

 

 

병원갈때되니 꿀봄이가 입을 싹 닦는듯한 기분 ㅋㅋㅋ

 

 

아무튼 다행이다, 부디 오늘 초음파에서 많이 성장한 널 볼 수 있게되길-

1차 기형아 검사도 무사히 통과하길..

꿀봄아, 잘 부탁해 엄마는 널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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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믿어..

근데 날 못믿어..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초음파 + 기형아 검사까지 있는 날이어서인지 너무너무 떨렸다.

특히 맘카페 글을 보면 8주 9주차에 심장뛰는 것 확인하고 기형아 검사하러 간날 심정지 된 아기를 봤다는 글이 꽤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초음파 등록,

목요일 낮 3시여서인지 그 많던 사람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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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하자마자 금방 들어간 초음파실 

오늘부터는 배 초음파라 (히히) 치마를 입지 않아도 된다.

초음파실에 들어가 바지 살짝 내리고 앉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샘이 날 보자마자 "다리는 거기 안올리셔도 됩니다"ㅋㅋㅋㅋㅋ

배초음파 하면서 진료 의자 다리 올리는 곳에 쩍벌로 다리를 걸친 나새끼..

 

 

너무 민망했다 -_-+

 

처음이라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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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초음파가 시작되면 바로 확인하게 되는 두 가지

아기 크기가 커졌는지

그리고 심장이 깜빡거리는지

 

배에 초음파를 시작하자마자 너무 선명하게 보이는 너의 .. 너의.. 듬직한 몸 ㅋㅋ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

3주동안 너무 커졌다..

 

 

내가 상상한 태아의 모습이 아니라 거의 사람의 형체와 유사해진 모습이었다.

 

 

 

 

누구세요?ㅋㅋㅋㅋㅋ

 

언제 이렇게 자란건지 놀라울 따름 :) 고맙다 꿀봄아 잘 자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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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를 시작할때만 해도 그냥 멈춰있던 꿀봄쓰,

심장 뛰는 것 확인하고 목투명대 검사하려고 초음파를 좀 더 진행하자,

신명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심장소리, 가시 같이 튀어나온 팔 다리를 보던 순간에도 나지 않던 눈물이 났다.

이게 정말 생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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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샘은 아기가 너무 활발하다며 귀엽다는 말을 연신 뱉으셨다 ㅎㅎ

팔을 꼬물꼬물 이 느낌이 아니라 휘휘 휙휙 힘차게 흔들고,

다리도 쭉쭉쭉 펴서 자궁벽을 밀어내는 꿀봄이

너무 엎치락 뒤치락해서 "얘가 불편한가 어디가 아픈가" 싶을 정도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데, 태동이 안느껴진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다...ㅋㅋ

 

 

꿀봄이 키는 5.6cm로 체격이 큰 상태/ 심박수도 160이상으로 정상이고,

목투명대는 0.9mm로 합격!

콧대도 정확히 보였으므로 정상!

 

목투명대를 정 측면에서 촬영해야하는데 꿀봄이가 자꾸 움직여서 선생님이 애를 좀 먹으셨다.

그래도 계속 너무 잘움직여, 너무 귀엽다 해주시는 촘파 선생님 덕에 기분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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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언뜻 보이는 갈비뼈에 소름이 쫙-

엄마는 해준 것도 없는데, 어찌 이리 잘 자라주었니

정말정말 고맙다 꿀봄아... :) 그리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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